이란 외무장관 아라크치, "미국과의 협상 없다!"

호르무즈의 붉은 파도, 이란의 '선별적 봉쇄'라는 거대한 도박

"내 편만 지나가라"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별적 통행' 영구화 폭탄 선언

트럼프의 인프라 타격 위협에 아라크치가 던진 '재앙적 보복'의 실체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이란의 아바스 아라크치 외무장관이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 정부는 현재 미국과의 어떠한 협상도 거부하며, 자국 방어에만 집중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아라크치 장관은 단순한 휴전이 아닌 전쟁의 종식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스라엘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서방 국가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우방국 선박의 통행은 허용하되, 적대 세력의 진입은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주권 행사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튀르키예를 포함한 주변국들이 자국민의 이동을 도운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지역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아라크치 외무장관의 강경 메시지 이면… "우방만 통과시킨다" 포스트 워 질서 재편 노림수

 

2026년 3월, 인류의 젖줄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은 지금껏 우리가 알던 '공해(High Seas)'의 정의를 잃어가고 있다. 아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장관이 던진 "협상은 없다"는 서슬 퍼런 일갈은 단순히 전쟁의 포성을 높이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그것은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가 짜놓은 판을 통째로 엎어버리고, 자신들만의 '우방 네트워크'로 바닷길을 재편하겠다는 거대한 지정학적 설계도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이 좁은 길목에서, 이란은 지금 승리 아니면 공멸이라는 극단적인 체스 게임을 시작했다. 이 기사는 단순한 군사적 대치를 넘어, 우리 경제의 혈관을 쥐고 흔드는 중동의 파열음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된 외교

 

중동의 위기는 늘 '제한적 작전'이라는 이름의 미션 크립(Mission Creep)으로 시작된다. 당초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목표로 집결했던 미 항공모함 전단과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은, 시간이 흐를수록 '체제 전복'과 '인프라 타격'이라는 추상적이고 거대한 목표로 비화했다. 이에 대응하는 이란의 아바스 아라크치 외무장관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수진을 쳤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 역내 국가들을 제물로 삼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현재 우리의 정책은 국가 방어일 뿐, 미국과의 협상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 냉혹한 거부의 뒷면에는 고도의 심리전이 숨어 있다. 아라크치는 강경 발언 도중 "메시지를 통해 일부 아이디어가 고위 당국자들에게 전달되었다"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노출했다. 이는 겉으로는 문을 걸어 잠그면서도, 물밑에서는 실리를 챙기기 위한 '이중 트랙(Double Track)' 외교를 가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은 지금 가장 강한 목소리로 가장 절박한 제안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휴전'이라는 덫을 거부한 안보 논리

 

이란이 국제사회의 '휴전(Ceasefire)'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에게 휴전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재무장의 시간을 벌어주는 '일시 정지' 버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라크치 장관은 이를 "전쟁을 반복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라고 규정하며, '전쟁의 완전한 종결(End of War)'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유럽에 대한 깊은 불신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핵 합의(JCPOA)의 중재자였던 유럽은 이제 이란의 시각에서 "국제 무대에서 더 이상 중요한 플레이어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한" 존재로 전락했다. 유럽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방관하는 이중성을 보였다는 비판이다. 이는 향후 분쟁 해결 과정에서 전통적인 서방 중재 세력을 배제하고, 강대국 간의 직접 대결 혹은 우호국 중심의 새로운 블록 외교에 집중하겠다는 계산된 포석이다.

 

호르무즈, 선별적 통로로 변모하다

 

2026년 3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풍경은 기이하다. 군사적 위협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전쟁 조건에 따른 보험 미적용'이라는 경제적 칼날이다. 아라크치 장관은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그는 현재 해협 통행량이 줄어든 현실을 언급하며, 이란이 특정 우호국들에게만 통행을 허용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러시아, 이라크,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한 국가들의 선박은 거대한 보험료와 군사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라크치의 선언이다. "이러한 조치는 전쟁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만국 공통의 공해가 아닌, 이란의 외교적 지지 세력을 가별하는 '정치적 통로'로 영구 고착화하겠다는 야심이다. 세계 물류 질서에 대한 전대미문의 도전이다.

 

강온 양면의 끝에서 마주한 불확실성

 

이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프라 공격 위협에 대해 "재앙적인 결과"를 예고하며 군사적 경고를 보냈지만, 동시에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들에는 자국 순례자 수송 협력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전형적인 '채찍과 당근(Carrot and Stick)' 전략이다. 적에게는 치명적인 보복을, 이웃에게는 전략적 손길을 내미는 이들의 행보는 정교하게 조율된 체스 게임과 같다.

 

작성 2026.03.26 12:03 수정 2026.03.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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