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9일, 인천 삼산경찰서는 이른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A씨와 그의 동생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관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 측이 확보한 판결문 등에 포함된 개인정보가 외부에 제공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사는 가해자로 지목됐던 이들의 고소를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상황은 20여 년 전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보호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4년 경남 밀양에서는 다수의 남학생들이 당시 미성년자였던 여중생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회적 파장이 컸다. 당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일부 피의자들이 기소됐고, 법원은 소년부 송치 등의 처분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상당수 관련자들에게 형사 전과가 남지 않았다는 점은 이후에도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 조치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조사를 통해 피해자 조사 방식과 신원 보호 문제 등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며 관련 권고를 내린 바 있다. 피해자 측은 수사 과정에서 신원 노출과 심리적 압박을 경험했다고 주장해 왔고, 일부 수사 절차에 대해서는 지금도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성폭력 사건 수사에서 피해자 보호는 절차의 핵심 요소다. 피해자의 진술 환경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사건 관계인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며, 수사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중요한 책무다. 특히 미성년 피해자가 포함된 사건에서는 보다 세심한 보호 조치가 요구된다.
이번 사건에서도 사회가 먼저 돌아봐야 할 지점은, 피해자가 왜 오랜 시간 사건 해결 과정에서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성범죄 피해자가 제도 안에서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지 점검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와 적법 절차의 원칙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이번 논란이 단순히 개인의 법적 책임 여부를 넘어, 성폭력 피해자 보호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 피해자가 정의 실현 과정에서 또 다른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사법 시스템 모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도움말 : 차재승 변호사(이엘 성범죄 피해자 케어센터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