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예와 핸드메이드 문화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자신을 돌보고 일상의 여유를 찾는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고 있으며, 세대와 취향을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역 곳곳에서는 공예를 통해 휴식과 소통,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들이 늘어나면서 공예를 매개로 사람들의 일상에 따뜻한 쉼과 의미 있는 경험을 전하는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 부산진구 ‘이그나이트 부케기프트’ 김지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이그나이트 부케기프트] 부케 클래식 액자 |
Q. 대표님께서 운영하시는 공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 공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산’입니다.
산은 저에게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집 근처 산을 자주 오르며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숨이 차오르면 잠시 걸음을 멈춘 채 제 호흡과 감정에 집중하곤 했습니다. 정상에 도달하는 것보다 그 과정 속에서 위로와 만족감을 얻었던 기억이 지금도 깊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 경험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간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는 정작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를 갖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직장 생활을 하며 오랜 시간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며 살아왔지만, 공예를 만나면서 비로소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순간에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드는 공간 역시 단순히 기술을 배우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곳이 아니라 꽃을 말리고 향을 만들며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집중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케말리기 주문제작부터 부케말리기 클래스, 캔들 클래스, 자격증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속도로 자신만의 감각을 발견하는 시간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산이 꼭 정상에 올라야만 의미가 있는 공간이 아니듯, 이곳 역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만 찾는 곳이 아니라 잠시 머물며 계절을 느끼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며 나만의 속도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이그나이트 부케기프트] 외부 및 내부 모습 |
Q. 지금의 사업을 통해 지역이나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길 바라시나요?
A. 제가 이 공간을 통해 만들고 싶은 변화는 공예가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 가까이에 스며드는 것입니다. 공예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취미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속도에 맞춰 즐기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따뜻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 없이 지낸 시간이 있었지만, 공예를 통해 잠시 멈춰 서서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이 저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분들, 타지 생활 속에서 쉼이 필요한 분들, 가족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을 챙기지 못했던 분들에게 잠시 쉬어가며 숨을 고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공예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지역 안에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손으로 만들고 표현하는 즐거움을, 또래 세대에게는 자신의 취향과 감정을 돌보는 시간을, 어르신들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나누는 시간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진구에서도 공예가 더욱 친근한 문화로 자리 잡아 세대가 함께 소통하고 머물 수 있는 일상 속 문화 공간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부산을 떠올렸을 때 바다와 관광 명소뿐 아니라 공예 문화도 함께 떠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감각적인 클래스와 수준 높은 핸드메이드 문화가 하나의 지역 문화로 자리 잡고, 부산이 여행을 넘어 만들고 경험하는 즐거움이 있는 도시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에 제 공간도 작은 역할을 보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의 고객들이 이 사업장을 통해 어떤 ‘감정이나 기억’을 가지고 가기를 바라시나요?
A. 저는 이 공간을 찾는 분들이 단순히 예쁜 결과물 하나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감정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가져가셨으면 합니다. 완성된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기를 바랍니다.
꽃을 고르고 색을 맞추고 향을 더하며 하나씩 완성해 가는 시간 속에서 ‘생각보다 내가 이런 것을 좋아하는구나’, ‘나도 이렇게 집중할 수 있구나’, ‘내 손으로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구나’라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그 작은 경험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성취감이 되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무언가를 완성해 냈다는 보람과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했던 시간에서 오는 편안함, 그리고 따뜻한 공간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진심으로 마주했던 감정도 함께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공간을 다녀간 분들이 결과물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공기와 분위기, 손끝에 남은 감각, 그리고 그 순간의 감정까지 함께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예쁜 것을 만들고 갔다’는 기억보다 ‘오랜만에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이 시간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는 감정으로 기억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 [이그나이트 부케기프트] 꽃캔들 그리고 부케 레진트레이 |
Q.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대표님만의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고 싶은 저만의 방식은 ‘진정성’입니다.
저에게 진정성은 단순히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늘 상대방의 마음에서 먼저 생각해 보려는 태도에 더 가깝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내가 고객이라면 어떤 설명을 듣고 싶을지, 어떤 말이 더 편안하게 느껴질지, 어떤 방식이 더 신뢰를 줄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결과물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고객이 느끼는 감정까지 함께 살피려고 노력합니다. 처음 공예를 접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도록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고, 한 번 더 묻고, 한 번 더 살피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선택을 해왔습니다. 내가 편한 방식보다 상대가 편안한 방식을, 쉬운 길보다 마음이 전해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제가 오랫동안 지켜가고 싶은 가치입니다.
감사하게도 그런 마음은 결국 전해진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언제 찾아오셔도 같은 온도와 같은 태도로 맞이하며, 편안함과 신뢰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꼭 무언가를 잘해야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잘 만들지 못해도 괜찮고, 꽃을 잘 몰라도 괜찮으며, 공예가 처음이어도 전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이 공간은 결과물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곳이라기보다 잠시 머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손으로 천천히 무언가를 만들어보면서 오랜만에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쉼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산에서 잠시라도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편하게 들러주시길 바랍니다. 이 공간이 여러분의 일상에 따뜻한 여유와 작은 행복을 더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