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무대에서 다시 살아나다… 모노드라마 〈속삭임, 속삭임〉, 전석 매진 속 공연 마무리

소설가 최윤 직접 각색 참여… 배우 오아랑·피아니스트 김은빈·시각예술가 협업으로 완성한 융합 공연

소설 한 편이 배우의 목소리와 음악, 회화, 사진, 영상이 어우러진 무대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6월 23일과 24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모노드라마 〈속삭임, 속삭임〉이 양일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을 마쳤다. 이번 공연은 소설가 최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낭독 콘서트 형식의 모노드라마로, 문학과 여러 예술 장르가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는 새로운 공연 방식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번 모노드라마 〈속삭임, 속삭임〉은 원작자인 최윤 소설가가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작품이 지닌 문학적 결을 유지하면서 공연이 가진 시간성과 호흡을 살려 무대 언어로 새롭게 구성했다.

배우 오아랑은 공연 전반을 이끄는 1인 다역을 맡아 시대의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여러 인물을 표현했다. 목소리의 결, 시선의 움직임, 호흡의 변화만으로 인물을 구분하며 작품 속 인물들이 품고 있는 기억과 상처를 차분하게 풀어냈다. 과장된 연기보다 절제된 표현을 선택한 무대는 관객들이 소설 속 문장을 스스로 따라가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음악은 공연의 감정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었다. 피아니스트 김은빈은 작품을 위해 직접 곡을 만들고 공연 전 과정에서 라이브 연주를 선보였다. 피아노 선율은 배우의 낭독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장면마다 달라지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이어갔다. 대사와 음악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공연 전체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시각예술도 공연의 중요한 요소였다. 무대에는 화가 한광숙의 회화 작품과 사진작가 이름의 사진 작품이 투사됐으며, 신승민 영상감독이 이를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해 장면마다 분위기를 완성했다. 회화와 사진, 영상은 배경에 머물지 않고 작품 속 공간과 시간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처럼 모노드라마 〈속삭임, 속삭임〉은 문학을 중심으로 음악과 회화, 사진, 영상이 하나의 서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각 예술 장르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의 흐름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객석에 긴 여운을 남겼다.

"이애, 밖은 늘 전쟁이란다. 그러니 너는 시인이 되어야겠다."

유년의 기억과 시대의 상처를 담은 이 대사는 공연 내내 반복되는 정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배우의 낭독과 피아노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조용히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며 각자의 기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공연예술계에서는 문학 작품을 무대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모노드라마 〈속삭임, 속삭임〉은 원작의 문장을 그대로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배우의 연기와 음악, 시각예술을 결합해 문학이 공연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설을 읽는 경험과 공연을 감상하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작품의 특징으로 꼽힌다.

한편 모노드라마 〈속삭임, 속삭임〉은 이번 대학로 공연을 시작으로 도서관과 학교, 지역 문화공간 등을 찾아가는 순회 낭독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연장을 벗어난 생활 속 공간에서 관객들과 만나며 문학과 공연예술이 함께하는 무대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작성 2026.07.01 01:18 수정 2026.07.0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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