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을 감싼 이슬람 공화국의 깃발 위로, 복수를 다짐하는 목소리가 테헤란 하늘을 가른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국장이 7월 3일 시작된다. 이란군 사령관은 국영방송 앞에서 반드시 복수한다고 선언하고, 100개국 안팎의 조문단이 테헤란으로 모여든다.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이 장례가 중동 정세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세계가 숨죽여 지켜본다.
이번 국장은 넉 달 전 벌어진 참극에서 비롯한다. 하메네이는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시한 합동 공습으로 목숨을 잃는다. 당시 86세이던 그는 딸과 사위, 어린 손녀까지 가족 여러 명과 함께 폭격의 희생자가 된다. 37년간 이란을 통치한 최고지도자의 죽음은 곧바로 전면전의 도화선이 되고, 중동 전역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는다. 전쟁의 열기 속에 미뤄졌던 장례가 이제야 국가적 의례로 치러지는 셈이다. 이란 당국은 이 장례를 단순한 애도를 넘어, 국가적 결속과 저항 의지를 세계에 각인하는 무대로 삼으려 한다.
장례의 전면에 선 것은 복수의 언어이다. 이란군 사령관 아미르 하타미 소장은 국영방송 IRIB를 통해 "이 순교는 우리의 의지를 더욱 굳게 다졌다"라며, "이란 국민의 적인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순교한 이맘과 모든 순교자의 피를 반드시 갚을 것"이라 밝힌다. 하메네이의 시신은 테헤란의 대형기도 시설 무살라에 안치되고, 가족의 관도 나란히 놓인다. 약 일주일에 걸친 의례는 테헤란과 쿰을 거쳐 이라크의 나자프·카르발라로 이어지며, 오는 9일 그의 고향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성지에서 안장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의례에는 100개국가량의 정부·의회 수반과 외교 수장, 특사가 참석해 이란과의 관계를 재확인한다. 다만 이란은 군사작전을 지지한 유럽 국가들에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애도의 형식 속에 외교의 셈법이 얽혀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한 지도자의 죽음이 남긴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복수의 다짐과 국가적 결속,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협상의 실타래가 관 위에 함께 놓인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중재하는 간접 대화가 진전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테헤란의 이 장례는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이란이 어느 쪽으로 무게를 옮길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된다. 애도의 물결이 잦아든 뒤, 중동에 남는 것은 또 다른 보복의 불씨일까, 아니면 대화의 여지일까.













